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곳에 있는지를


가을은 고추잠자리 날개를 타고/함동진

강아지풀 살랑일 때
가을은 고추잠자리 날개를 타고

벼포기들은 너 봤니, 너 봤니
다투어 서로 보려다 이삭이 
쑥쑥 자라지요


똘똘 또르르 풀숲 귀뚜리 노래에
매미울음 기세 꺾여 
파란 하늘 높은 하늘 되고

더위에 선잠 보채던 우리 아가 
사르르 조을다
코스모스 닮은 미소 지으며
새근새근 방글방글 단 꿈 꾸어요.



가을의 구도-노천명

바람이 수수밭 사이로
우수수 소리를 치며 설레고

지나는 밤엔 들국화가 
달 아래 유난히 희어 보이고

건너 마을 옷 다듬는 소리에
차가움을 머금었습니다.

친구여 잠깐 우리가 멀리 합시다.
호수 같은 생각에 혼자 가만히
잠겨 보고 싶구료

은행잎 편지 - 김한룡

물 위에 동동
은행 잎 한 잎
띄어 보내자.

이사 간 순이에게
편지 보내자.

네 살던 집 앞마당
은행나무에

요렇게노오란 
가을이 다.

낙엽 - 구르몽

시몬, 나뭇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나뭇잎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을에 - 양성우

슬퍼마라 
우리 다시 기다림의 시를 쓰자

가을은 이미 그릇에 넘치고
보아라 새벽 달도 바람에 우는구나

정든 사람들 모두 길 떠났으니
이 거칠고 마른 나이에
누가 아니 근심하랴.

꿈이 아님에도 오히려 
내 땅에서 낯설고

그러나 허리 굽혀 이삭을 주우며
우리 연가를 부르듯이
기다림의 시를 쓰자.

그리움 - 이명구

오늘은 우체국에 가서 실컷 울어버린 
낙엽을 한아름 소포로 보냈습니다.

멀리 시집간 딸애와,  
모래 바람에 눈 비비며 보초를 
서고 있을 아들놈이
뜨겁게 보고 싶어 한아름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내 뒤를 
누가 잡아끌어 뒤를 보면 
아무도 없고

지는 해가 나를 보고 웃으며 
안부를 전한다.
굼벵이도 기어가는 재주가 있다고.

가을 햇볕 - 안도현

가을 햇볕 한마당 고추 말리는 
마을 지나가면 가슴이 뛴다

아가야
저렇듯 맵게 살아야 한다

호호 눈물 빠지며 밥 비벼먹는
고추장도 되고

그럴 때 속을 달래는 찬물의 빛나는
사랑도 되고

아버지의 가을/정호승

아버지 홀로
발톱을 깎으신다

바람도 단풍 든
가을 저녁에

지게를 내려놓고
툇마루에 앉아

늙은 아버지 홀로
발톱을 깎으신다

하얀 들꽃 같은 당신/오광수

마음 속이지 마세요.
하얀 들꽃 같은 작은 손이
지금
파르르 떨림을 아세요?

억지로 무심한 척 하지마세요.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이
지금
흔들리고 있습니다.

빨간 계절 같은 마음으로
제게 다가오세요.
당신이 타고 갈
하얀 배가되어 기다립니다.

흘러가는 저 구름에게
미련들은 다 맡기고
이제 노란 낙엽 밟으며
그렇게 오세요.

내 마음은 당신을 향해
닻을 올렸습니다.
당신이 가리키는 대로
배를 띄우렵니다.

마음 속이지 마세요.
눈가에 맺힌 하얀이슬이
지금
내 마음에 바다가 되었습니다.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오광수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님의 얼굴 잊지말라는 뜻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나를 향해 있을 님의 눈에는
보고픔이 하나 가득 눈물이 되어

이렇게 하늘 구름 따라
내 앞에서 내리기 때문입니다.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님의 목소리 잊지말라는 
뜻입니다.

귀에는 들리지 않아도
나를 위해 부르시는 님의 노래는

그리운 맘 하나 가득 빗소리 되어
이렇게 하늘 바람 따라
내 앞에서 들리기 때문입니다.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님의 마음을 잊지말라는 
뜻입니다.

손을 잡고 있진 않아도
나를 항상 찾는 님의 손길이

기다리는 마음 가득 사랑이 되어
이렇게 하늘 빗물 따라
내 맘에서 흐르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되면/오광수

가을이 되면
훨 훨 그냥 떠나고 싶습니다

누가 기다리지 않더라도
파란 하늘에 저절로 
 마음이 열리고

울긋 불긋 산 모양이 전혀 
낯설지 않는
그런 곳이면 좋습니다

가다가 가다가 목이 마르면
노루 한마리 목 추기고 지나갔을
옹달샘 한 모금 마시고

망개열매 빨갛게 익어가는 
숲길에 앉아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래 들으며
반쯤은 졸아도 좋을 것을,

억새 꺾어 입에 물고 하늘을 보면
짓궂은 하얀 구름이
그냥 가질 않고

지난날 그리움들을 그리면서
숨어있던 바람불러  향기 만들면
코스모스는 
그녀의 미소가 될겁니다

가을이 되면  텅 비어있던 
가슴 한쪽이 문을 열고
나 혼자의 오랜 그리움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기다림이 되어
그렇게 그렇게
어디론가  훨 훨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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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최강림 시인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치마폭에서
달이 뜨는 날입니다.

아스라한 황톳길을 돌아
대 바람에 실려온
길 잃은 별들도
툇마루에 부서지는
그런 날입니다.

미랍처럼 곱기만 한 햇살과
저렇듯 해산달이 부푼 것도
당신이 살점 떼어 내건
등불인 까닭입니다

새벽이슬 따 담은
정한수 한 사발로도
차례 상은 그저
경건한 풍요로움입니다.

돌탑을 쌓듯
깊게 패인 이랑마다
일흔 해 서리꽃 피워내신
신앙 같은 어머니,

 

한가위 - 공재동 시인
         
미루나무 가지 끝에
초승달 하나
걸어 놓고

열사흘 
시름시름
밤을 앓던
기다림을

올올이
풀어 내리어
등을 켜는 보름달

 

송편 - 최병엽 시인

보송보송한 쌀가루로
하얀 달을 빚는다
한가위 보름달을 빚는다.

풍년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하늘신께 땅신께
고수레
고수레 - 하고

햇솔잎에 자르르 쪄낸
달을 먹는다.

쫄깃쫄깃한
하얀
보름달을 먹는다.

추석날 아침에 - 황금찬 시인

고향의 인정이
밤나무의 추억처럼
익어갑니다.

어머님은
송편을 빚고
가을을 그릇에 담아
이웃과 동네에
꽃잎으로 돌리셨지

대추보다 붉은
감나무잎이
어머니의
추억처럼
허공에
지고 있다

 

추석 - 오상순 시인
        (1894-1963)

추석이 임박해 오나이다
어머니!
그윽한 저.....
비밀의 나라에서
걸어오시는 어머니의
고운 발자국소리
멀리서 어렴풋이
들리는 듯 하오이다.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서정주 시인--(1915-2000)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추석 지나 저녁때 - 나태주 시인

남의 집 추녀 밑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날 저물 때까지

그때는 할머니가 옆에
계셨는데
어머니도 계셨는데
어머니래도 젊고 이쁜
어머니가 계셨는데

그때는 내가 바라보는
흰 구름은 눈부셨는데
풀잎에 부서지는 바람은
속살이 파랗게
떨리기도 했는데

사람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길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달 떠 올 때까지

달빛기도 - 이해인 수녀님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추석 달을 보며 - 문정희 시인

그대 안에는
아무래도 옛날 우리 어머니가
장독대에 떠놓았던 정한수 속의
그 맑은 신이 살고 있나 보다.

지난 여름 모진 홍수와
지난 봄의 온갖 가시덤불 속에서도
솔 향내 푸르게 배인 송편으로
떠올랐구나

사발마다 가득히 채운 향기
손바닥이 닳도록
빌고 또 빌던 말씀

참으로 옥양목같이 희고 맑은
우리들의 살결로 살아났구나.
모든 산맥이 조용히 힘줄을 세우는
오늘은 한가윗날.

헤어져 그리운 얼굴들 곁으로
가을처럼 곱게 다가서고 싶다.

가혹한 짐승의 소리로
녹슨 양철처럼 구겨 버린
북쪽의 달, 남쪽의 달
이제는 제발
크고 둥근 하나로 띄워 놓고

나의 추석 달은
백동전 같이 눈부신 이마를 번쩍이며
밤 깊도록 그리운 얘기를 나누고 싶다.

고유의 명절 한가위 -전영애 시인

동심의 그리운 시절
철없이 명절 되면
새옷 사 주지 않을까
냉가슴 앓던 그리움
새록새록
피어나는 까닭은
세월 흐른 탓이겠지

디딤 방앗간 분주하고
불린 쌀 소쿠리에 담아
아낙 머리 위에 얹고
동네방네 시끌벅적
잔치 분위기 된 추석명절이었다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산과 들녘의 풍경
땀 흘린 보람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

장작불 지피고 
솥뚜껑 위 지짐 부치는 냄새
채반 위 가지런히 장식해 낸다.

팔월 한가위 - 반기룡 시인

길가에 풀어놓은
코스모스 반가이 영접하고
황글물결 일렁이는
가을의 들녘을 바라보며
그리움과 설레임이
밀물처럼 달려오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한동안 뜸했던
친구와 친지, 친척 만나보고
모두가 어우러져
까르르 웃음 짓는 희망과 기쁨이
깃발처럼 펄럭이는
그런 날이었으면 합니다.

꽉 찬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넉넉한 인심과 인정이 샘솟아
고향길이 아무리 멀고 힘들지라도
슬며시 옛 추억과 동심을 불러내어
아름다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 수 있는 의미 있고 소중한
팔월 한가위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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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가슴에 8월이 오면/이채

한줄기 바람도 없이
걸어가는 나그네가 어디 있으랴


한 방울 눈물도 없이
살아가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여름 소나기처럼
인생에도 소나기가 있고


태풍이 불고 해일이 일 듯
삶에도 그런 날이 있겠지만

인생이 짧든 길든
하늘은 다시 푸르고


구름은 아무 일 없이 흘러가는데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여
무슨 두려움이 있겠는가

물소리에서 
흘러간 세월이 느껴지고


바다 모래에서
삶의 고뇌가 묻어나는


중년의 가슴에 8월이 오면
녹음처럼 그 깊어감이 아름답노라

 

 

 

 

8월의 시/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라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능소화 연가/이해인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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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 정연복

시간의 바다에 떠 있는
돛단배와 같은
인생살이는 참
파란만장한 항해입니다.

기쁨과 행복의 웃음바다를
통과할 때도 있고

슬픔과 불행의 울음바다를
지날 때도 있습니다.

한순간도 쉼 없이
내 앞에 찾아오는 시간의 파도

오늘만큼은 좀
잔잔하면 참 좋겠습니다.


바다로 가자 - 정연복

하늘에 흰 구름
두둥실 흐르는 날에

세상일 잠시 접고
바다로 가자.

머릿속 복잡한 생각은
딱 내려놓고서

가슴 하나만 챙겨갖고
가까운 바다로 가자.

파도 소리에 
귀는 말끔히 씻어지고

하늘 바다에 푹 잠겨
영혼은 멱을 감으리.


바닷가에서 - 정연복

파도가 치는
평화로운 바닷가에서
 
그림같이 아름다운
한 쌍의 연인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백사장에 이름을 새긴다.

하트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쓰인

두개의 이름이
밝은 햇살 아래 빛나는데

밀려오는 파도에
사랑의 맹세

휩쓸려 지워지고
흰 거품만 남아 있다.

 


바닷가에서-2-정연복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닷가에서

새삼스레 인생살이의
단순한 이치를 배운다.

영원한 기쁨도 영원한 슬픔도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것

지금 슬픔에 젖은 이여
눈물의 홍수에 빠지지 말라

머잖아 반드시
기쁨의 날은 오리니

지금 기쁨에 겨운이여
기쁨의 포로가 되지 말라


기쁨의 저편에
슬픔이 기다리고 있으니.



바닷가에서 -3- 정연복

티끌의
모래알 하나

햇빛 받아
반짝반짝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고

아무리 작아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먼지같이 작은
온몸으로

기쁨에 겨워 노래하는
모래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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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천상병

 

아침은 매우기분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 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 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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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잠 - 정연복

이따금 나무 그늘
아래 있으면

참 좋다
마음이 편안하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기분 상쾌하지만

떡하니 누워 있으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바람소리를 자장가 삼아
스르르 잠이 들면

지상의 천국에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싱그러운 초록
이파리들의 품속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면
내 몸이 나무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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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 나태주

 

받고 싶은 마음보다

주고 싶은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주고 나서 이내 잊어버리고

무엇을 또 주어야 하나

찾는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꽃을 보고서도 저것을 가져다

주었으면 하고

구름을 만나서도 저것을 데려다

주었으면 하는

 

그 마음 뒤에 웃고 있는 네가

있음을 나는 모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거기 너 그렇게

웃고만 있거라

예뻐 있거라.

 

 

소망-나태주 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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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꽃 설화 - 박규리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각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 문 하나만 열어 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않았다 일어서더니

오늘따라 가랑비 엷게 듣는 소리와

짝을 찾는 쑥국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것 같았습니다.

 

한 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 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 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

 

 

치자꽃 - 이해인

 

눈에 익은 어머니의

옥양목 겹저고리

 

젊어서 혼자된

어머니의 멍울진 한을

하얗게 풀어서

향기로 날리는가

 

'얘야, 너의 삶도

이처럼 향기오우렴

 

어느날 어머니가

편지 속에 넣어 보낸

젖빛 꽃잎 위에

 

추억의 유년이

흰 나비로 접히네

 

 

치자꽃 설화는

스님과 보살 사이에 이루어 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이야기 입니다

그 사랑을 훔쳐보는 또 한 사람의 여인의

마음이 담긴 시 인데요. 그 한 여인이

박규리 시인입니다.

 

치자꽃 꽃말은 

청결, 순결, 행복, 한없는 즐거움.

 

꽃이 피는 시기

6~7월에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10월에 황홍색의 열매를 맺고 

꽃잎은 노랗게되어 떨어집니다.

 

분포지역

중국이나 대만, 일본, 유럽등지에

많이 분포하여 자라고

반음지, 따뜻한 곳에서 잘자랍니다

 

우리나라,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식용은 물론 관상수, 약용으로

널리 사용하고 알려져있습니다

 

예로부터 명절이나 잔치때 음식에 

물들이는 천연색소로 사용하고,

천연옷감에 아름다운 색을 물들이데

사용하였습니다.

 

저희집 정원 울타리에 이렇게

예쁘게 치자꽃 몇송이가 피었답니다.

그 향기가 너무 진해서 그 옆을

지나갈 때 마다 향기에 취할거 같아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치자꽃 향기처럼

그리고 치자꽃 꽃말처럼, 아름다운사랑,

한없는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한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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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보고 싶어-나태주

 

창문 여니 맑은 하늘

뭐가 보이니?

 

나뭇잎을 흔들고 가는 바람

하늘 위에 흐린 구름 몇 송이

 

너 보고 싶어 내가 보낸

내 마음의 자취 한 자락이야

 

멀리서도 들리는 새 울음소리

일찍 찾아와서 우는 여름의 철새

 

너 보고 싶어 내가 보낸

그건 내 마음의 소식, 들어나다오.

 

 

바람에게-나태주

 

너는 내가

사랑한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그걸 빌미로

너는 때로 나를

흔들기도 한다

 

어지럽다

어지러워

 

아이야

흔들어도 너무

흔들지는 말아다오

 

 

애인 - 나태주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이고

듣기만 해도 마음이

뜨끔하던 이름이 있었다

 

얼굴가지 붉혀지던 이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채

참 이상한 일이다

나도 모를 일이다.

 

 

새로운 별 - 나태주

 

마음이 살짝 기운다

왜 그럴까?

모퉁이께로 신경이 뻗는다

 

왜 그럴까?

그 부분에 새로운 별이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아니다, 저편 의자에

네가 살짝 와서 앉았기 때문이다

 

길고 치렁한 머리칼 검은 머리칼

다만 바람에 날려

네가 손을 들어 머리칼을 

쓰다듬었을 뿐인데 말이야.

 

 

사랑 - 나태주

 

너 많이 예쁘거라

오래오래 웃고 있거라

 

우선은 너를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너처럼 예쁜 세상

네가 웃고 있는 세상

네가 웃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좋은 세상이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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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도종환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른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때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로 먼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사랑에게-김석규

 

바람으로 지나가는 사랑을 보았네

언덕의 미류나무 잎이 온 몸으로 흔들릴 때

 

사랑이여 그런 바람이었으면 하네

 

붙들려고 가까이서 얼굴을 보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만 떠돌려 하네

 

 젖은 사랑의 잔잔한 물결

마음 바닥까지 다 퍼내어 흔들리게도 하면서

 

사랑이여 흔적 없는 바람이었으면 하네

 

우리가 어느 별에서-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드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로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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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기 때문입니다 1-원태연

 

티격태격 싸울 일이 없어졌습니다

짜증을 낼 필요도 없고

만나야 될 의무감도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부담도

이 밖에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던

여러가지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도 만나볼 겁니다

전에는 늦게 들어올 때

엄마보다 더 눈치가 보였는데

이제는 괜잖습니다

 

참 편해진 것 같습니다

근데...이상한 건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무 할일이 없어진 그 시간에

자꾸만 생각이 난다는 것입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2-원태연

 

심심한 저녁시간이면

특별한 용건 없이 전화 걸어

몇 시간이고 얘기할 곳이 없어졌습니다

 

소개팅 같은 거 할 때면

좀 찔리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 마음을 들게 할 곳이 없어졌습니다

 

특별히 달라진건 없는 것 같은데

참 많은 것이 달라져 보입니다

인기스타보다 더 보기 힘든 사람이 생긴 것과

아파도 열이 많이 나도

나 아파 하고 기댈 곳과

열 재줄 손이 없어졌고 

생일이나 의미가 있는 날 선물을 고를 일도

기대할 일도 없어진 것이 또 그렇습니다

 

토요일 오후나 공휴일 아침이면

당연히 만나고 있어야 하는데

친구를 만나고 있거나

TV를 보고 있으면

이제는 우리가 아니란 걸 

실감하게 됩니다

 

어떤 이름이 부르고 싶어지거나

어떤 얼굴이 보고 싶어지면

그때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눈앞이 캄캄해 집니다.

 

 

하필이면-원태연

 

수많은 지구의 생물들 중 인간으로 태어나

대한민국의 남자로

이십여 년을 그럭저럭 살아오다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들 중

하필이면 너를 만났고

하필이면 너를 사랑하고

하필이면 너와 헤어졌다

 

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 사람을 사랑했더라면

그 사람과 헤어졌더라면

툭툭 털고 일어나

또 그럭저럭 살아가다

 

혹시라도 널 만날 수 있었을텐데

그게 가능했을지도 모르는데

하필이면 너였을까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큰일을 겪은 것 같다.

 

 

취미-원태연

 

니가 내 취미였나 봐

너 하나 잃어버리니까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

뭐 하나 재미난 일이 없어.

 

 

행복만들기-원태연

 

화장실에 앉아

담배에 불을 땡기고

신문을 펼쳐드니

이 시간만은

누구도 안 부러운 거 있지

 

근데 이게 웬일이야

나오자 마자 시작되는

이 걱정거리들은

 

역시 사람은

무언가에 열중해 있을 때 

가장 행복하지 싶어

해서 생각한 건데

행복이란

생각하기 나름이지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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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살구나무-김현식

피아노 소리는 마룻바닥을 뛰어다니고
창 밖엔 비가 내린다
기억나는 일이 뭐 아무것도 없겠는가?

6월의 살구나무 아래에서
단발머리 애인을 기다리며 상상해보던
피아노 소리 가늘고도 긴 현의 울림이
바람을 찌르는 햇살 같았지
건반처럼 가지런히 파르르 떨던
이파리 뭐 기억나는 일이 없겠는가?

양산을 꺼구로 걸어놓고 나무를 흔들면
웃음처럼 토드득 살구가 쏟아져 내렸지
아! 살구처럼 익어가던 날들이었다 생각하면
그리움이 가득 입안에 고인다. 피아노 소리는
마룻바닥을 뛰어다니고 창 밖엔 비가 내린다
살구처럼 
하얀 천에 떨어져 뛰어다니던 살구처럼
추억은 마룻바닥을 뛰어다니고 창 밖엔 비가 내린다
추억의 건반 위에 잠드는 비 오는 밤

 


6월의 꿈-임영준

앙! 깨물어 볼까
퐁당! 빠져버릴까

초록 주단 넘실대고
싱그러운 추억
깔깔거리는데

훨훨!
날아보아도 될까


6월의 넝쿨장미-박동수

그리운 사람 기다리다
타버린 마음

발갛게 꽃망울로 터뜨리니
하늘조차
빨간 사랑의 빛에
물들어 버리게 하는

6월의 꽃
붉은 넝쿨장미

 


6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이채

꿈이 있는 당신은 행복합니다
그 꿈을 가꾸고 보살피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바람이 높아도 낮아도
그 바람을 가다듬으며
한 그루 꿈나무에게 정성을 다할 때

숲을 닮은 마음으로
흙을 닮은 가슴으로
햇살은 축복이요 비는 은혜입니다.

기쁨이 클수록 눈물이 깊었음을
꽃 지는 아픔 없이는 
보람의 열매도 없다는 것을

어느 날의 하루는 지독히 가난했고
어느 날의 하루는 지독히 외로웠어도

슬픔도 괴로움도 견뎌야 했던 것은
꽃 같은 당신의 삶을 
사랑했기 때문이리라

누군들 방황하지 않으리오
구군들 고독하지 않으리오
방황 속에서도 돌아와 누운 밤

그 밤의 별빛은 그토록 차가웠어도
고독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아침
그 아침의 햇살은 더없이 눈부십니다.

믿음이라는 가치 앞에
당신의 삶은 겸손하고

사랑이라는 가치 앞에
당신의 삶은 진지합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인내의 걸음을 늦추지 않는 당신

그런 당신을 나는 진실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6월 나의 예수-이해인

삶에 지치고 아픈 사람들이
툭하면 내게 와서 묻는다.

예수가 어디에 계시냐고
찾아도 아니 보인다고

오랜 세월
예수를 사랑하면서도
시원한 답을 줄 수 없어
답답한 나는 목이 메인다.

예수의 마음이 닿는
마음마다 눈물을 흘렸으며
예수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사랑의 불길이 타올랐음을
보고 듣고 알면서도
믿지는 못하는 걸까

그는 오늘도
소리 없이 움직이는 순례자
멈추지 않고 걸어 다니는
사랑의 집

나의 예수를 어떻게 설명할까
말보다 강한 사랑의 삶을
나는 어떻게 보여주어
예수를 믿게 할까.

 


6월 아침-박인걸

조용히 쏟아지는 금빛 햇살은
주님의 섬세한 손길
살랑이며 스치는 연한 바람은
주님의 맑은 호흡입니다.

끝없는 하늘을 우러러
주님의 무한하심을 보며
의미 없이 바라보던 산들이
오늘은 주님 품을 다가옵니다.

넝쿨 장미 눈부신 꽃잎에
주님 보혈의 사랑이 가득하고
초록 빛 나뭇잎들마다
성령의 생기가 충만합니다.

가슴 속으로 밀려드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평화가
영혼에 맴돌던 두려움을
깨끗이 걷어내고 있습니다.

 


푸른 유월-목필균

내게도
저런 시퍼런 젊음이 있었던가

풀빛에 물든 세상
떠들썩한 세상이 온통 초록빛이다

흥건하게 번져오는 녹음이
산을 넘다가 풍덩 강에 빠진다.

푸르게 물든 강물
푸르게 물든 강물이
또르르 아카시아 향기 말아쥐고
끝없이 길을 연다.

눈으로 코끝으로 혀끝으로
푸른 혈맥이 뛰며 펄펄 살아 숨쉬는
6월 속으로 나도 따라 흐른다.

 


유월의 꽃창포-박종영

낮은 산허리 감고 밋밋하게
떠도는 안개비 사륵사륵
소담한 산수국 등허리 적시고

푸른빛 밟고 넘는 산천마다
풀국새 뭉개진 울음이 쑥 빛으로 물들고
물봉선 연두빛 웃음에 마음을 빼앗기는 시절,

밭둑 가 애기똥풀이
아장아장 걸어 나오면
더운 바람에 길 내어주고 비켜선 노란 민들레
꽃술에 새벽 별이 흐르면
또르르 영롱한 물방울이 그리움으로 속삭이고,

구름을 물고 흐르는 샛강
낮익은 징검다리 반질반질한 얼굴마다
유장(悠長)한 세월이 눌러앉아 
등 시린 추억을 다독이고

그제야,
애환의 세월 피워 올리는 유월의 꽃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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