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 황동규 시인

 

고기를 잡지 않은 어부가 살았다

 

바다가 그의 귓전에 늘 머물러 있었다

 

온 세상에 꾸중들은 아이들만 보이는

어둡고 고요한 저녁이면

바닷속이 환히 뒤집어지기도 하였다 

 

어둡던 골짜기가 밝아지고

쌍쌍이 속삭이며

헤엄쳐 오는 물고기들

 

허리에 오색 구슬 두른 놈도 있었다

 

꼬리에 뽀오얀 등을 단 놈도

두리번 거리다 되돌아가는 놈도

섬들이 긴 숨 들이키고

가라앉기도 하였다

 

모든 강의 밑바닥 바다에 닿듯이

마음줄 모두 내린 어부가 살았다.

 

아꼈어, 그래 참 환했어,

 

추억 속에 나란히 헤엄친 물고기에겐 듯

만나는 사람에게 두 손 내민다

 

온 헤상에 꾸중들은 아이들만 보이는

어둡고 고요한 저녁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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