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집애 _나태주
너는 지금쯤 어느 골목
어느 낯선 지붕 밑에 서서 울고 있느냐
세상은 또다시 6월이 와서
감꽃이 피고 쥐똥나무 흰꽃이 일어
벌을 꼬이는데
감나무 새 잎새에 6월 비단햇빛이 흐르고
길섶의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은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나는데
너는 지금쯤 어느 하늘
어느 강물을 혼자 건너가며 울고 있느냐
내가 조금만 더 잘해주었던들
너는 그리 쉬이 내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내가 가진 것을 조금만 더 나누어주었던들
너는 내 곁에서 더 오래 숨쉬고 있었을 텐데
온다간다 말도 없이 떠나간 아이야
울면서 울면서 쑥굴헝의 고개 고개를
넘어만 가고 있는 쬐꼬만 이 6월 기집애야
돌아오려무나 돌아오려무나
감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쥐똥나무 흰꽃이 다 지기 전에
돌아오려무나
돌아와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 옆에서
우리도 양달개비 파란 꽃 되어
두 손을 마주 잡자꾸나
다시는 나뉘어지지 말자꾸나
6월의 축복-남정림
6월에는 장미 백 송이의
축복을 당신에게 보내고 싶어요
세상이 아직 보지 못한
계절의 주인공이 당신임을 믿기에
반쯤 찰랑거리는 시간의 바구니에
백 개의 축복을 꽃아 드리고 싶어요
굳이 연인의 인연이 아니더라도
한 아름의 사랑을 건네고 싶어요.
6월의 편지-윤보영
6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푸른 들판처럼 싱싱한
내 그리움을 몽땅 꺼내놓고
초록편지를 적겠습니다
미소도 있을테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마음 가는대로 적어지게
그냥 그대로 두어야겠습니다
편지를 다 적고나면
다시 읽지 않겠습니다
적힌대로 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적고 있는 지금
보고싶어 눈물이 핑도는 이 순간도
편지의 한 부분이 될수 있으니까요
6월에는
적힌대로 그대에게 보낼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답장 대신
그대 미소를 생각하며
바람편에 그 편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민들레-좋은글 좋은시 중에서
민들레가 어디서든
잘 자랄 수 있는건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바람에
기꺼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이지.
어디서든 예쁜 민들레를
피워낼 수 있는 건
좋은 땅에 닿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고
바람에서의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긍정을
가졌기 때문일거야
아직 작은 씨앗이기에
그리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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