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기도-이해인

1월에는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소서
그동안 쌓인 추한 마음 모두 덮어 버리고
이제는 하얀 눈처럼 깨끗하게 하소서.

2월에는
내 마음에 꿈이 싹트게 하소서
하얀 백지에 내 아름다운 꿈이
또렷이 그려지게 하소서.

3월에는
내 마음에 믿음이 찾아오게 하소서.
의심을 버리고 믿음을 가짐으로
삶에 대한 기쁨과 확신이 있게 하소서.

4월에는
내 마음이 성실의 의미를 알게 하소서.
작은 일 작은 한 시간이 우리 인생을 결정하는
기회임을 알게 하소서.

5월에는
내 마음이 사랑으로 설레게 하소서.
우리 삶의 아름다움은 사랑 안에 있음을 알고
사랑으로 가슴이 물들게 하소서.

6월에는
내 마음이 겸손하게 하소서.
남을 귀히 여기고 자랑과 교만에서
내 마음이 멀어지게 하소서.

7월에는
내 마음이 인내의 가치를 알게 하소서.
어려움을 참고 오랜 기다림이 없는 열매는
좋은 열매가 아님을 알게 하소서.

8월에는
내 마음에 쉼을 주시옵소서
건강을 지키고 나와 남을 여유 있게 볼 수 있는
쉼을 갖는 시간을 갖게 하소서.

9월에는
내 마음이 평화를 느끼게 하소서.
마음의 평화는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성숙할 때 함께 자라는 것임을 알게 하소서.

10월에는
내 마음이 은혜를 알게 하소서.
나의 오늘이 있게 한 모든 이들의 은혜가
하나하나 생각나게 하소서.

11월에는
내 마음이 욕심을 버리게 하소서.
아직도 남아 있는 욕심과 미움과 갈등을 버리고
빈 마음을 바라보면서 만족하게 하소서.

12월에는
내 마음에 감사가 일어나게 하소서.
계획한 일을 이루었던 이루지 못했던
지난 한 해의 모든 것을 감사하게 하소서.

 

 

새해 마음-이해인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붙여줍니다

일 년 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뜻한 마음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내는
밝은 마음

내가 바라는 것은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

다시 오는 시간들을
잘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

실수하고 넘어져도
언제나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겸손한 마음

곱게 설빔 차려입은
나의 마음과 어깨동무하고
새롭게 길을 가니
새롭게 행복합니다.

 

12월의 기도-이해인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 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 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 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 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 할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 하며
조용히 말 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 들이여...

 

 

오늘을 위한 기도-이해인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가장 믿었던 사람들로 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자투리까지도 아껴쓰는  
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 밖에는  
없는 것 처럼 투신하는 
아름다운 열정이 제 안에  
항상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제가 다른 이에 대한 말을 할때는 
사랑의 거울 앞에 저를 다시  
비추어 보게 하시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느라 
갈 길을 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오늘을 묶어 두지 않게 하소서 

몹시 바쁠때 일 수록 잠깐이라도  
비켜서서 하늘을 보게 하시고 

고독의 층계를 높이 올라  
해면이 더욱 자유롭고 풍요로운 
흰옷의 구도자가 되게 하소서 

제가 남으로부터 받은 은혜는 
극히 조그만 것이라도 다 기억하되 
제가 남에게 베푼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큰 것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건망증을 허락 하소서 

오늘 하루의 숲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두렵습니다.


그러하오나 주님 
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가는 
꿋꿋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소서 

어제의 열매이며 
내일의 씨앗인 오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는 
어느 날 닥칠 저의 죽음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 
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모든것에 감사했습니다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나직이 외우는 저의 기도가 
하얀 치자꽃 향기로 
오늘의 잠을 덮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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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이해인

내가
고운 말 한번씩 할 적마다
고운 잎사귀가
하나씩 돋아난다고

꽃나무들이
나를 보고 환히 웃어

나도 꽃이 되기로 했지
나도 잎이 되기로 했지

꽃과 나

예쁘다고
예쁘다고
내가 꽃들에게
말을 하는 동안
꽃들은 더 예뻐지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꽃들이 나에게
인사하는 동안
나는 더 착해지고

꽃물이 든 마음으로
환히 웃어보는
우리는
고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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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심-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아플 때
한 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 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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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달의 친구 - 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 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 볼 수 있는
성숙한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 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하는 그들에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 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에 풍요로움에 감사 할 줄 알고
그 풍요로움을
우리 이외의 사람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웠던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내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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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이해인

 

초록색 물통 가득

춤추며 일어나는

비누거품 속에 살아있는

나의 때가 울며 사라진다

 

나는 참 몰랐었다

털어도 털어도

먼지 낀 내 마음속

 

너무 오래 빨지 않아

곰팡이 피었음을

살아있는 동안은 묵은 죄를

씻어내듯 빨래를 한다

 

어둠을 흔들어 헹구어 낸다

 

물통 속에 출렁이는

하늘자락 끌어올려

빳빳하게 풀 먹이는

나의 손이여

 

무지갯빛 거품 속에

때 묻은 날들이

웃으며 사라진다.

 

나는 참 몰랐었다

털어도 털어도

먼지 낀 내 마음속

 

너무 오래 빨지 않아

곰팡이 피었음을

살아있는 동안은 묵은 죄를

씻어내듯 빨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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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 - 이해인

 

잊혀진 언어들이

웃으며 살아오네

 

사색의 못가에도

노래처럼 비 내리네

 

해맑은 가슴으로

창을 열면

무심히 흘려버린

일상의 얘기들이

 

저만치 내버렸던

이웃의 음성들이

문득 정다웁게

빗속으로 젖어오네

 

잊혀진 기억들이

살아서 걸어오네

 

젖은 나무와 함께

고개 숙이면

내겐 처음으로

바다가 열리네

 

 

비 오는날/좋은글레몬트리

 

저는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분위기 있는 카페 재즈 음악을 들어요.

 

제가 사는 곳 창밖 배경은 풍성한 나무들이 정말

잘 가꾸워진 정원이 있는 곳이어서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맘껏 즐길 수 있답니다.

 

집을 선택하고 살때 자연 풍경을 고려해서 골랐는데

정말 잘 한거 같아요. 

 

비 오는 날 차 한잔과 좋은 시가 있어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마냥 행복합니다.

 

많은 생각으로 나를 더 발전시키는 나만의

여유 있는 시간이 너무나 좋아서

 

저는 많은 사람들과 수다 떨고 웃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혼자 즐기는 시간도 정말

소중하게 만들어 그 시간에

많은 것을 정리하고 새롭게 도전하고

더 큰 에너지를 얻는 답니다.

 

아마 여러분도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질 때 그 시간이

얼마나 값지고 보물 같은 시간인지

아시게 될겁니다.

 

나만의 소중한 시간을 잘 활용하여

더 멋지고 행복한 시간관리와

내일을 살아가는데 에너지를 얻길 바랍니다.

 

비 오는 날, 바쁜 일상 잠시 멈추고 

차 한잔과 좋은 시와 좋은 글 읽으며

나만의 행복한 시간 만들어 보는 거

어떠세요!

 

아마 그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뭔가 더 큰 힘을 얻고 더 큰 

세상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겁니다.

 

꿈을 꾸워본 사람만이 

꿈을 실천하는 방법도 찾는다는 말이

왜 생겼는지... 혼자 만의 소중한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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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너는 아니-이해인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로 
하시던 얘기가
자꾸 생각이 나는 날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피는 계절이면 

어린 시절 동네 친구와 풀 밭에 앉아 꽃시계를 만들던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순수했던 마음의 친구들이

지금은 멀리 살지만, 그 아름다운 추억은 언제나 행복하게

미소 짓게 합니다. 마냥 좋아서 배꼽 잡고 웃던 그 친구들이

그리워질 때 이해인 님의 이 시가 마음을 위로합니다.

 

지금도 연락하는 그 어린 시절 친구들은 마냥 사랑스럽고 

생각만 해도 행복한 에너지를 많이 많이 준답니다.

나이들 수 록 더 친구가 좋아지는 건 아마 

그 순수했던 우리의 맑은 마음이 좋아서입니다.

 

어린 시절 같이 놀던 이야기는 무한 반복으로 해도

마냥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오늘도 모두 모두 많이 많이 행복하고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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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기도-이해인

 

잠에서 깨어나 다시 듣는

새소리 바람 소리에 가슴이 뜁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멀리서도 가까이 건네주는

사랑의 인사에 황홀해 하며

 

가슴 가득히 그 빛을 넣어둡니다

 

오늘 만나는 이들에게 골고루

이 빛을 나누어

행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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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사계-이해인 수녀님

 

수녀님 언제나  봄햇살처럼

따스하고 포근하게 나를 감싸주던 

어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

 

한여름의 바다처럼

찾아오는 모든 이에게

시원하게 출렁여 주던 어머니의 기도

 

가을 산의 단풍처럼

이웃에게 고운 기쁨 물들여 주던

어머니의 우정

 

그리고 한겨울의 흰 눈처럼

자신은 차갑게 다스리고 남에겐

보드랍게 대하시던 어머니의 수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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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드리는 노래-이해인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히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 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의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눈물 속에서 불러 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 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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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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