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장미-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 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6월엔 내가-이해인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유월의 숲에는-이해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 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먼저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유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6월 나의 예수-이해인 

삶에 지치고 아픈 사람들이 
툭하면 내게 와서 묻는다. 

예수가 어디에 계시냐고 
찾아도 아니 보인다고 

오랜 세월 
예수를 사랑하면서도 
시원한 답을 줄 수 없어 
답답한 나는 목이 메인다. 

예수의 마음이 닿는 
마음마다 눈물을 흘렸으며 
예수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사랑의 불길이 타올랐음을 
보고 듣고 알면서도 
믿지는 못하는 걸까 

그는 오늘도 
소리 없이 움직이는 순례자 
멈추지 않고 걸어 다니는 
사랑의 집 

나의 예수를 어떻게 설명할까 
말보다 강한 사랑의 삶을 
나는 어떻게 보여주어 
예수를 믿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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