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 정연복 시인

일년 열두 달 중에
제일 키가 작지만

조금도 기죽지 않고
어리광을 피우지도 않는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
해마다 묵묵히 해낸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기어코 봄은 찾아온다는 것

슬픔과 고통 너머
기쁨과 환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음을
가만가만 깨우쳐 준다.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여

나를 딛고 
새 희망 새 삶으로 나아가라고

자신의 등 아낌없이 내주고
땅에 바싹 엎드린

몸집은 작아도 마음은
무지무지 크고 착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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