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연 詩, 감성글 모음(3) - 괜찮습니다, 원망, 미련한 미련
괜찮습니다 - 원태연
내일의 슬픔이 약속되어 있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만큼의 기쁨이
저축되어 있으니까요.
모레의 아픔이 기다린다 해도
문제 없습니다.
마음속 사랑을 담보로
모자라는 그리움을
융자받을 수 있으니까요.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겠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대 향한 제 사랑의 신용이
바닥을 드러내 더 이상의
융자가 불가능해지고
찌꺼기처럼 남아 있는
순간의 기억마저도
차압당하게 되면
그땐 어쩔 수 없이 부도를
막으러 뛰어 다니겠지요.
그러다 보면
다시 일어설 날이 있겠지요.
어쩌겠습니까
세상살이
원래가 이런 이치인 걸
괜찮습니다
정말로...괜찮습니다.
원망 - 원태연
제 사랑은 귀머거리였고
저는 장님이었습니다
아무리 애원해도 듣지 못하는
죽어도 보고픈데 볼 수 없는
그런 인연이었습니다.
차라리
가난하게 하시어
함께 구걸을 하게 하셨으면
도벽이 있게 하시어
제 사랑이 절 변호하게 하셨으면
아니면 무생물로 하시어
제 사랑의 작은 액세서리라도
되게 하셨으면
이 고통스러운 그리움은 없었을텐데
왜 모든 풍요를 주시면서
하필 이런 고통을 주셨나이까
제 전생에 무슨 죄를 그다지 많이
지었길래
사랑하는 이를 못보고 사는
그런 업을 주셨나이까.
미련한 미련 - 원태연
만나면서도
잊혀지는 사람들이 허다한데
하필 우리는
헤어지고 생각나는 사람들일까요
남들은 쉽게 잊고들 사는데
뭐 그리 사랑이 깊었다고
갈수록 진하게 떠오르는
연인 아닌 연인이 되는 것일까요
쉽게 잊고들 사는
무던한 가슴들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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